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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雜文)

영화 '한국이 싫어서' 리뷰

by 장한섬 2024.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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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이 싫어서’ 떠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바보야, 문제는 경제가 아닌 계급이야!”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대한민국을 ‘헬조선’으로 인식할 시기인,
2015년 출간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영화 [82년생 김지영](2019)과 [고양이를 부탁해](2001)를
나란히 놓고 볼 때 비로소 헬조선이 보인다.

대한민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에 의해 더욱 불평등한 경제구조와
계급의식의 소멸로 노비사회의 조선으로 퇴행한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은 인천에 살면서
새벽에 일어나 마을버스를 타고 열 두 정거장을 간 후
국철 1호선 신도림을 거처 서울 강남까지 출근한다.
주인공은 출근과 동시에 퇴근한 듯한 에너지 방전과
점심조차(상사의 노비처럼 따라다니며) 메뉴 선택권이 없다.

 



위 장면은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가족 외식 때
아버지의 독단적인 메뉴 선택을 떠올린다
(아버지는 가족보다 아들을 위한 메뉴를 택한다).

그리고 [고양이를 부탁해]의 본격적인 시작은
고등학교(그것도 여상) 졸업 후 인천에서
국철 1호선을 타고 서울로 출근하는,
혜주(이효원)의 가정 불화를 암시하며 시작한다.

지역 불평등(하청경제구조)와 함께
노동계급 자녀가 상품화(대학 졸업장) 없이
자본시장에서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 보여준다.

 



반면,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대학졸업과 함께 서울에 있는 회사에 취직하고
결혼 후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보여주지만,
남편이 (커피프린스 주인공) 공유라는 판타지를 제공한다.


그리고 주인공이 대학 졸업식 전날,
취업 합격 전화를 가족식사 자리에서 받자
아버지는 밥상 앞에서 딸에게 크게 말한다.
“고기 먹어!”
(친정 엄마는 결혼한 딸에게 보약을 지어준다.)

주인공은
친정에서는 귀한 딸로 대접받지만
시댁(나아가 대한민국)에서는
조선의 며느리처럼 번식과 번영을 위한
매개체로 작동시키는 가부장제(정치경제)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2024)의 주인공은
인천에 살면서 서울 소재의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한국이 싫어서
이십 대 후반에 뉴질랜드로 떠난다.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2001)에서는 친구 둘이서
고등학교 졸업 (1년)후 한국을 떠나 호주로 날아간다.

[한국이 싫어서]의 주인공 계나는
[82년생 김지영]의 10년 아래(1990년대) 후배세대로서,
여동생과 애인도 동행하지 않는 외국에 홀로 간 후
결혼과 출산은 염두에 없고 오직 생존을 위해서 분투한다.

주인공 계나가 뉴질랜드 현지 판매원이 되어
백인 매니저에서 옷차림(저렴한 문화자본)을 지적받자
태평양 마우리족 후예 여성은 계나에게 투쟁하는 법을 보여준다.
하지만 계나는 계급(연대) 의식보다 음식과 여가를 함께 즐길 뿐이다.
(부자남자 친구 가족과는 음식과 담소조차 나누지 못한다.)

또한, 외국 현지에서 만난
한국 지잡대 출신 청년과의 만남에서는
‘누나’라는 연장자 프레임과 서울 소재
대학 출신이라는 학력(문화)자본을 앞세운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를 보면서,
한국에서는 켄 로치 감독이 나올 수 없고,
나온다 하더라도 영화를 만들 수 없고,
만든다 하더라도 영화를 배급 유통시킬 수 없다는 결론이다.

영화 [한국이 싫어서]는
공항에서 시작해서 공항에서 끝난다.
하지만,
경제공황과 공황장애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결론부터 말했지만, 계급의식이 없으면
공황 속에서 공황을 인식하지 못한다.
결국 자본이 만든 구조 안에서 소모될 뿐이다.

다시 한 번,
“바보야, 문제는 경제가 아닌 계급이야!”

 

#장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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