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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건배
6년 전까지 연말이면 나름 격조 있는 만찬을 연례행사로 치렀다.
고인이 된 임복진 선생님께서 “올해도 고생했는데 함께 식사하자”며 연락하시면
약속 장소에 가 화이트와인으로 맥주잔을 채우고 만둣국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했다.
처음에는 낯선 콘셉트였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나름 격조 있는 만찬으로 인식되었다.
첫째, 레드와인 대신 화이트와인으로 맥주잔을 채우면
막소주를 마시는 장면으로 연출되어 강한 수컷으로 보인다.
둘째, 치즈 대신 김치로 와인 안주를 대체하면 김치맛이 상승한다.
셋째, 만둣국 냄비 아래 가스불을 모닥불 삼아 따스한 정감을 나누면
구석기시대부터 면면히 이어온 인류애가 무엇인지 시공을 초월해서 맛볼 수 있다.
어제(2024.11.16)는 故임복진 선생님 5주기를 맞아
임복진 선생님을 기억하는 분들과 저녁 만찬을 함께했다.
지역에서 어른을 볼 수 없는 시대에
어른이 무엇인지 알려주신 분을 위해서 “임을 위한 건배”를 했다.
추신: 휴대폰 속 그림은 2017년 김동균 작가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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